제목 | [COLUMN] 일본에서 본 e스포츠 문화 I : 게임 문화와 인식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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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관리자 | 등록일시 | 2024-07-15 15:45:4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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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본 e스포츠 문화 I : 게임 문화와 인식 두 달 전 ‘e스포츠와 문화’라는 주제로 3박 4일간(2024년 5월 18일 ~ 5월 21일) 일본 출장을 다녀왔다. 첫 해외 경험을 경성대 e스포츠 연구소 연구보조원으로서 가게 되어서 정말 뜻깊은 시간이었다. 출장 기간 동안 일본 e스포츠 관계자분들을 만나고 여러 e스포츠 관련 장소를 방문하였다. 또한 일본의 e스포츠 인식, 연구 등에 대한 귀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이글은 일본에서 약 4일간의 여정 동안 느낀 감정과 생각들이 담겨있다. 출국하는 날, 액체류 기내 반입 금지를 까먹고 모든 화장품을 압수당한 작은 사건이 있었지만 무사히 도쿄 나리타 공항에 도착했다. 첫째 날은 일본 쓰쿠바시 츠쿠바 대학의 e스포츠 동아리 대회 관람 및 마츠이 교수(40대 초반, R&D Center for Lifestyle Innovation)와의 만남이 예정되어 있었다. 바쁜 일정으로 입국 수속을 마치자마자 직행버스를 타고 츠쿠바 대학으로 향했다. 츠쿠바 캠퍼스 내부가 매우 넓어서 관계자분들을 만나는데 어려움이 있었지만 통역사 분의 도움으로 만남을 잘 진행할 수 있었다. 마츠이 교수를 따라 캠퍼스를 구경한 뒤 츠쿠바 대학 e스포츠 동아리 대회 현장으로 이동했다.츠쿠바 대학의 e스포츠 동아리는 48년의 전통을 자랑하며 지금까지 다양한 활동을 진행했다고 한다. 오늘 우리가 관람하는 게임대회 종목은 닌텐도 콘솔게임인 ‘슈퍼스스매시브라더스’였다. 대회 경기 종목으로 ‘슈퍼스매시브라더스’를 선정하게 된 이유는 반사신경, 순발력 등이 중요한 게임이어서 스포츠의 묘미를 잘 느낄 수 있으며 많은 학생들이 게임을 즐기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한국에서는 키보드와 마우스를 이용하여 재빠르게 게임을 하는데 반해 일본에서는 콘솔로 게임을 즐기는 모습을 보니 신기했다. 나도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슈퍼스매시브라더스’와 같은 콘솔 게임을 접해보고 싶은 시간이었다. 다음으로 마츠이 교수의 연구실 eSport Science로 향했다. 마츠이 교수의 연구실인 eSport Science로 들어서니, 곳곳에 흩어져 있는 다양한 장비들이 연구실의 역사를 증명하는 듯했다. 우리는 일본의 e스포츠 인식과 연구에 대해 듣게 되었다. 일본에서는 e스포츠를 주로 게임 경기로 인식하며, 축구나 야구와 같은 전통적인 스포츠를 사이버 공간에서 즐기는 것이라고 보고 있었다. 또한, 마츠이 교수는 일본은 닌텐도 게임과 같은 콘솔게임 문화가 주를 이루기 때문에 한국에 비해 e스포츠 발전이 더디다고 이야기했다. 한국과 일본의 e스포츠 인식이 이렇게까지 다르다니 놀라운 순간이었다. 대부분의 e스포츠 대회 종목이 PC 게임을 중심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일본에서 콘솔 게임 문화가 깊은 만큼 e스포츠 발전이 더딘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 수 있었다. 마츠이 교수는 진행 중인 연구 장비를 직접 체험하도록 안내 해주며 연구 과정과 방법에 대해 이야기해 주었다. 이 연구는 체육학적으로 접근한 e스포츠 경기력 향상을 다룬 연구였다. 예를 들어, 탄산수를 마신 후 선수들의 경기력, 의자 각도에 따른 선수들의 경기력 등을 분석했다. 첫째 날은 일본 대학생들의 e스포츠 문화, 체육학적 관점에서 진행된 연구 등 e스포츠를 다양한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둘째 날은 일본 도쿄시 슈쿠토쿠 대학 김세환 교수(50대 후반, ,淑徳大学 경영학부 관광경영학과)와 일본 e스포츠 연맹 카케히 협회장의 만남이 예정되어 있었다. 우리는 간단하게 아침 식사를 하고 김세환 교수를 만나기 위해 도쿄 신오쿠보역에 있는 한인타운으로 향했다. 처음 가본 일본의 한인타운은 사람이 정말 많았다. 많은 일본인들이 한국 문화에 관심을 가지고 줄을 서가며 한식을 먹고 있었다. 거리에는 익숙한 K-POP이 흘러나오고 유명한 아이돌 간판이 즐비하였다. 김세환 교수는 직접 차를 몰고 한인타운을 안내 해주면서 e스포츠 경기장 활용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하였다. 일본에서 아직 e스포츠라는 개념 자체가 생소하기 때문에 e스포츠 경기장 인프라 구축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서 도쿄 오다이바의 한 카페에서 면담을 가졌고, 한·일 e스포츠 교류와 e스포츠 산업 발전 방향성 등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었다. 김세환 교수는 한국 대학의 e스포츠 동아리와 일본 대학의 e스포츠 동아리 MOU를 맺어 e스포츠 교류를 제안하기도 하였다. 일본은 e스포츠 연맹 같은 조직은 있지만 아직 e스포츠가 산업으로 인정받지 않아 정부 기관의 지원이 미치지 못하였다. e스포츠는 단일 산업으로서가 아니라 기존 산업의 연장선으로 발전 중이며 한국에 비해 e스포츠 관련 인프라가 부족한 실정이었다. 게임 문화의 뿌리에 따라서 이렇게 큰 차이를 보이게 되다니 정말 신기했다. 김세환 교수는 e스포츠의 발전을 기존의 2~30대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닌 대상 연령층을 확대하여 문화의 한 부분으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논의해야 함을 강조하였다. 한국도 일본과 마찬가지로 인구 고령화 문제를 겪고 있기 때문에 e스포츠 연령대 확대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다음 일정으로 일본 e스포츠 연맹(Japan Esports Union, JeSU) 카케히 협회장(60대 초반)을 만났다. 이 연맹은 일본 e스포츠의 진흥을 통해 국민의 경기력 향상 및 스포츠 정신 보급을 목표로 2018년에 설립된 e스포츠 단체이다. 카케히 협회장은 e스포츠와 관련해 진행했던 대회·사업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을 해주었다. 일본에서 e스포츠가 아직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에 대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는 대회를 지난 5년 동안 12번 진행했고 카케히 협회장은 이전에 세계 5대 광고회사 ‘덴츠(dentsu)’에서 종사했던 인연으로 유명 연예인을 섭외해 대회를 열기도 했다. 그에게 손님들의 웃음과 감동은 24년 동안 예능 산업에 활동하게 해준 일의 원동력이었다. 하지만 콘솔 게임 소프트웨어 개발 일을 시작하며 관중들의 반응을 직접 확인할 수 없는 한계를 느꼈다. 그러던 와중에 한국의 e스포츠와 광안리대첩 소식을 접하며 큰 충격을 받았고, 게임 산업 속에서도 관중들의 반응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e스포츠 연맹 일에 종사하게 되었다. 카케히 협회장은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는 일을 좋아하는 것 같았다. 실제로 우리가 바쁜 일정에 지쳐 힘들어할 때마다 눈웃음을 지어주었다. 말이 통하지는 않았지만 얼마나 따뜻한 사람인지 행동으로 느낄 수 있었다. 카케히 협회장은 e스포츠가 도시 집중형이 아니라 지역 밀착형으로 발전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또한 한국의 지역 연고제 발전을 위한 여러 조언을 하였다. 한국에서도 피어엑스 구단(전 샌드박스 구단)이 지역 연고제를 도입한 사례가 있지만 아직 부족한 상황이다. e스포츠가 더 크게 발전하려면 전통 스포츠와 같이 지역 팬덤을 바탕으로 성장하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날은 한·일 e스포츠 교류 가능성, 한국 e스포츠가 앞으로 발전하는데 해결해야 할 과제 등 e스포츠 방향성에 대해 많은 생각을 가지게 된 하루였다. 경성대학교 e스포츠연구소 연구보조원 박수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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