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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COLUMN] 사람들은 왜 ‘매운맛’ 게임에 열광하는가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시 2022-03-03 10:4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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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왜 '매운맛' 게임에 열광하는가


https://www.fetv.co.kr/news/article.html?no=102318

최명진 기자 [게임 리뷰] “알트에프4, 혈압 상승하지만 게임다운 게임이네

https://news.appstory.co.kr/gamechoice12768

박서연 기자 이걸 깨라고 만든건가? 극악 난이도 게임 추천



 ‘Getting Over It with Bennett Foddy(이하 항아리게임)’, ‘다키스트 던전’, ‘ALTF4’, ‘점프킹’, 그리고 최근에 유행하고 있는 뱀파이어 서바이벌까지. 앞서 말한 게임들의 공통점은 극악의 난이도를 자랑하는 게임들이라는 것이다. 이 게임들이 극악의 난이도를 갖게 되는 이유는, 단 한 번의 실수로 게임을 처음 시작하던 지점으로 돌아가 버리도록 설계되어 있기 때문이다. 마우스 클릭 한 번에 수 시간의 노력을 날려버릴 수도 있는 것이다. 이렇게 매운맛으로 유명한 게임들이기에 인기가 없을 것이라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해당 게임들은 일반 사람들의 예상과는 정반대로 유저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유저들은 밈(meme)으로 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런 게임을 만들었냐?’라고 말하며 개발자의 집주소를 물어보기도 한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해당 게임 플랫폼의 이용자 평가를 살펴보면 매우 긍정적이 대다수로 호평을 받고 있다.
 

 우리는 매운맛을 좋아한다. 사실 매운맛은 맛의 종류가 아니라 일종의 고통인 통각에 속하는 감각이다. 우리가 매운 음식을 먹으면 구강의 점막이 자극되고, 그 결과로 통각을 느끼게 된다. 뇌는 통증을 완화시키기 위해서 엔도르핀이나 아드레날린 같은 호르몬을 분비하게 되고, 이러한 호르몬으로 인해 우리는 일시적으로 기분이 좋아지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되는 것이다. 결국 우리는 매운맛에 고통스러워하면서도, 스트레스가 풀리는 듯한 기분을 느끼며 매운맛에 중독되어 간다.

 
몰입의 즐거움이라는 책의 저자 미하이 칙센트미하이는 심리학자로 너무 어렵지도 쉽지도 않은 상태가 가장 적절한 긴장을 유발한다고 한다. 그렇기에 우리는 너무 쉬운 게임은 시시해하기도, 절대 클리어 할 수 없도록 만들어진 게임은 쉽게 포기해버리기도 하는 것이다. 이러한 이론에 근거하였을 때, 우리는 당연히 위의 게임들이 너무 어렵기에 당연히 망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하지만 위의 게임들은 극악의 난이도를 자랑하면서도 한 판만 더 하면 깰 수 있을 것 같은데하는 생각을 자연스레 불러일으키는 신라면 정도의 매운맛을 가진 게임들이기에 사랑을 받았다. 게임을 하며 숱한 실패를 겪더라도 적당히 높은 난이도의 매운맛이 계속하여 사람들의 도전 의식을 자극하는 것이다. 또한 높은 난이도의 시련의 과정 끝에 오는 성취감은 이루 말할 수 없기에 매운맛에 중독되는 과정처럼 우리는 서서히 매운맛 게임에 중독되어 간다.

 
또한 이러한 매운맛 게임들의 성공 배경에는 평등함이라는 요소도 존재한다. 요즘 젊은 게이머들은 리니지와 같이 돈으로 시간과 노력을 살 수 있는 게임에는 몸서리를 친다. 이에 반해 P2W(Pay to Win) 개념이 존재하지 않아 초보와 고수의 아이템 차이가 없는 배틀그라운드, 오버워치 등과 같은 게임에는 열광하곤 한다. 우리는 학창시절을 보내고 성인이 되어 살아오면서, 경쟁사회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돈으로 시간과 노력을 사려는 이들을 숱하게 보며 자라왔다. 그렇기 때문에 경쟁이 아니라 즐거우려고 하는 게임에서까지 돈을 써야 하는 것에 더욱 더 반감을 느끼는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위의 매운맛게임들에는 배틀그라운드와 오버워치처럼 캐릭터의 레벨에 따른 능력치 향상 아이템도, 게임을 쉽게 파훼하기 위하여 현금으로 구매 할 수 있는 아이템도 존재하지 않는다. ‘매운맛게임은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맵다. 프로게이머든, 초보 게이머든, 스트리머든 누구나 처음에는 고통을 받게 되고 절규하게 된다.

 
이 게임을 플레이해보지 않은 사람이 보기에는 이상해 보일지 몰라도 우리는 게임 배경의 평등함에서, 그리고 아슬아슬한 난이도의 도전 정신에서 우러나온 은은한 매운맛에 이미 중독되어버렸다. 바쁜 현대 사회에서 살아가면서 PC게임/콘솔게임 보다는 모바일 게임이 주가 되었고, 모바일 게임을 하는 것조차 자동사냥이라는 편의성 하에 움직이고 있다. 내가 생각하는 게임의 본질은 그저 보는 것이 아니라 직접 하는 것에서 나오는 재미와 성취감이라고 생각한다. 이 글을 읽는 오늘만은 자동사냥을 끄고, 어릴 적 오락실 앞에서 몇 번이고 동전을 다시 넣으며 도전했던 추억속의 매운맛을 위의 게임들로 느껴보면 좋을 것 같다.



 

경성대학교 e스포츠연구소 모니터링 요원 강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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